"껄무새"의 경제학 – "그때 살 걸"이라며 후회만 반복하는 '사후 확신 편향'
자산 가격이 급등한 뒤에 "그때 무리해서라도 살 걸"이라며 자책하는 목소리를 주변에서 자주 듣게 돼요. 저 역시 과거에 놓쳤던 아파트 단지 앞을 지날 때면 비슷한 후회가 밀려와 마음이 쓰렸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죠. 하지만 이러한 반복적인 후회는 냉정한 시장 분석을 방해하고 다음 투자 기회마저 놓치게 만드는 심리적 장애물이 됩니다. 오늘은 과거의 결과를 놓고 마치 모든 것을 미리 알았던 것처럼 착각하는 심리 기제와 그 해결책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결과가 나온 뒤 모든 과정을 필연으로 믿는 심리적 오류
사후 확신 편향은 어떤 사건의 결과를 알고 난 뒤에 자신이 그 결과를 처음부터 정확히 예측했다고 믿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면 당시의 저평가 요인이나 호재들이 너무나 명확해 보이기 때문에 "당연히 올랐을 집"이라고 단정 짓게 됩니다. 하지만 과거 그 시점에는 대출 금리의 불확실성이나 정부의 규제 정책 그리고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엄연히 존재했습니다. 당시의 수많은 불확실성은 망각한 채 현재의 결과값에 끼워 맞춰 과거를 해석하는 태도는 자신의 예측 능력을 과대평가하게 만들고 결국 다음 의사결정에서 무리한 도박을 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2. 과거의 불확실한 데이터와 현재의 확정된 정보 구분법
우리가 과거를 후회하는 이유는 현재 가지고 있는 완성된 정보를 과거의 나도 알고 있었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당시 내가 접근 가능했던 객관적인 데이터가 무엇이었는지 복기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국토교통부의 과거 보도 자료나 당시의 한국은행 기준 금리 수치를 찾아보면 그때의 매수 결정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현재의 확정된 시세라는 결과론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보다 당시의 미분양 물량 추이나 거래량 지표를 다시 확인하며 상황을 객관화해야 합니다. 정보를 현재의 시점이 아닌 발생 시점의 가치로 나누어 분석하는 습관은 무의미한 후회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첫걸음이 됩니다.
3. 기록을 통해 기억의 왜곡을 방지하는 매수 논리 작성법
기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각색되거나 왜곡되기 마련입니다. 후회만 반복하는 습관을 고치려면 집을 사려고 고민했던 시점에 내가 왜 사지 못했는지 그 구체적인 이유를 글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나 향후 하락에 대한 공포 혹은 가족과의 의견 불일치 등 당시의 솔직한 제약 요건들을 기록해 두면 나중에 가격이 오른 뒤에도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라며 상황을 수용하게 됩니다. 저는 예전에 매수를 포기했던 단지들에 대해 당시의 금리와 내 소득 수준을 비교한 기록을 남겨두었는데, 나중에 가격이 올랐을 때도 그 기록 덕분에 감정적인 동요 없이 다음 기회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4. 기회비용과 매몰 비용 사이에서 합리적 판단 내리는 법
"껄무새"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과거에 사지 않은 결정 때문에 발생한 손실을 실제 손실처럼 느끼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학적으로 보지 못한 이익은 기회비용일 뿐 내 통장에서 직접 빠져나간 매몰 비용이 아닙니다. 과거의 가격에 매몰되어 현재의 적정 시세를 인정하지 못하면 결국 더 좋은 투자 기회가 왔을 때도 과거의 낮은 가격만 떠올리며 결정을 미루게 됩니다. 이미 지나간 가격은 시장에서 사라진 데이터로 치부하고 현재의 가격이 미래의 가치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매력적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훨씬 생산적입니다. 과거의 유령과 싸우기보다 현재의 시장 에너지를 측정하는 데 집중하는 태도가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5. 통계적 확률에 기반한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하기
무작정 "살 걸"이라고 후회하기보다 자신의 의사결정이 어떤 확률적 근거를 가졌는지 분석해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은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복잡계이므로 100퍼센트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합니다.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들을 설정하고 그 지표들이 일정 기준을 충족했을 때 매수 버튼을 누르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전세가율이 70퍼센트를 넘고 해당 지역의 입주 물량이 향후 3년간 부족하다는 통계적 근거가 있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결과가 좋지 않거나 기회를 놓쳤더라도 과정이 논리적이었다면 스스로를 비난할 필요가 없으며 이는 다음 투자에서 승률을 높이는 밑거름이 됩니다.
6. 소음과 신호를 구분하여 미래의 기회를 선점하는 태도
과거에 대한 후회는 대개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나 주변 사람들의 자랑 섞인 소문에서 시작됩니다. 시장의 소음은 항상 결과가 나온 뒤에 가장 크게 증폭되며 우리의 사후 확신 편향을 부추깁니다. 진정한 투자자는 결과가 나오기 전의 고요한 시장에서 통계와 데이터를 통해 신호를 읽어내려 노력합니다. 남들이 후회하며 과거를 돌아볼 때 본인은 국토교통부의 주택 통계나 한국부동산원의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며 다음 상승이 예견되는 지역을 미리 공부해야 합니다. 과거에 묶인 에너지를 미래를 위한 분석으로 전환할 때 비로소 반복되는 후회의 굴레를 끊고 실질적인 자산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