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vs 변동금리, 선택 잘못하면 손해 보는 이유

대출을 받을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금리 유형입니다. 고정금리냐, 변동금리냐에 따라 향후 수년간의 이자 부담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단순히 이율만 비교해서 선택했다가 나중에 예상치 못한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구조 차이, 장단점,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금리가 유리한지 알아보겠습니다.

고정금리의 구조와 특징

고정금리는 대출 기간 동안 금리가 변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3.9% 고정금리로 5년간 대출을 받았다면, 향후 금리 인상이나 인하와 관계없이 이자율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예측 가능성이 높고, 월 상환액도 일정하기 때문에 가계 재정 계획을 세우기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정금리는 기본적으로 변동금리보다 초기 금리가 높게 설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안정성’이라는 프리미엄이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금융기관은 미래의 금리 상승 리스크를 고려해서 금리를 조금 더 높게 책정하는 구조입니다.

저는 실제로 첫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고민하다가 ‘앞으로 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고정금리를 선택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변동금리가 3.2%, 고정금리가 3.9%였는데, 1년 후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변동금리 이율이 고정금리를 넘어갔고, 결과적으로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었어요.


변동금리의 구조와 특징

변동금리는 기준금리나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이자율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구조입니다. 일반적으로는 3개월,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금리가 조정됩니다. 기준금리가 낮아질 경우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 이자도 함께 올라가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초기 금리는 고정금리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이점이 큽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금리 방향성과 변동 폭에 따라 이자 부담이 예측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제가 한 번은 소규모 창업 자금을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적이 있었는데, 처음엔 이자가 저렴해서 부담이 없었지만, 2022년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매달 상환액이 15만 원 이상 증가해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고정금리를 선택한 지인과 비교해보니 연간 기준 18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났습니다.


금리 흐름에 따라 손익 차이 발생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는 각기 유리한 시점이 다릅니다.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고정금리가, 금리가 하락하거나 안정되는 국면에서는 변동금리가 더 유리해집니다. 문제는 미래 금리 흐름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1년 말까지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었기 때문에 변동금리가 유리했지만, 2022년 이후 미국과 한국 모두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 시점에 변동금리를 선택한 사람들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되었죠.

이런 흐름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방향성,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글로벌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참고하면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주요 금통위 발표 일정과 소비자물가 발표일을 캘린더에 기록해두고 참고하고 있어요.


혼합형 금리도 대안이 될 수 있음

최근에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일정 기간 혼합해서 적용하는 방식도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출 첫 3년간은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이후부터는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구조입니다. 이런 상품은 금리 상승기에 단기 리스크를 줄이면서, 장기적으로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혼합형 금리는 고정금리 대비 초기 부담은 적고, 변동금리처럼 급격한 상승 부담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중간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금리 흐름이 불확실하거나, 장기 거치 후 상환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2023년 하반기에 차량 구입을 위한 대출을 혼합형 금리로 선택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기준금리가 정점이라는 분석이 많았고, 변동금리 전환 시점에는 금리가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결과적으로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장점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었던 선택이었습니다.


나의 소비 성향과 재정 여건에 맞춰야 함

금리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재정 구조와 위험 감수 성향입니다. 일정한 소득이 있고, 월 상환액의 변동에 민감한 경우라면 고정금리가 안정적인 선택입니다. 반면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력이 있고, 초기 비용 절감을 원하는 경우에는 변동금리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습니다.

대출 금액이 크거나 상환 기간이 길수록 금리 변동이 미치는 영향도 커지기 때문에, 단순히 숫자만 비교해서 결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금융 전문가의 상담을 받거나, 장기적인 소득 계획을 세운 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최근 지인에게 금리 선택 관련 상담을 하면서, 그 사람의 직업 안정성, 자녀 교육비 지출 시기, 예상 소득 증가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정금리를 추천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단순히 ‘지금 금리가 싸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는 단순한 선택 같지만, 그 차이가 수백만 원의 이자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장의 금리 흐름을 읽는 안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내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더 우선입니다. 선택을 잘못하면 손해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대출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글을 참고해 신중하게 결정해보시길 바랍니다. 선택보다 중요한 건, ‘왜 그 선택을 했는가’라는 근거를 갖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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